영문학을 전공한 산하가 그의 생애 첫 번째 개인전을 전각으로 정하고 2,3년간 열심히 준비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오늘날 전각의 용도가 매우 좁아지고 그 예술성과 가치에 대한 이해조차 옛날같이 않은 현시점에서 이 고독한 분야를 걸어가겠다는 산하의 의지에 우선 깊은 격려를 보낸다.
白雲抱幽石 │ 68x19cm
康壽安寧 │ 33x24cm
산하의 전각작품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자법字法을 대부분 한전문체漢磚文體에 취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선택은 고박古樸한 맛과 방원方圓이 결합되어 졸경拙勁한 운치를 느끼게 한다. 동시에 도시적인 인전印篆의 형식에서 벗어난 일탈의 자연미를 불러들이고 있다.
둘째, 산하의 장법은 한전漢磚의 서체를 대소大小, 조세粗細, 소밀疎密의 참치한 과계를 면밀히 살펴 그 호응과 처리에 있어 다소 느슨하고 삐딱한 이완의 고졸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이다.
셋째, 그의 도법은 급취장의 운도법처럼 직필直筆 쇄도碎刀의 방법을 씀으로써 기세가 웅강하고 혼후渾厚하여 포만, 충실한 넉넉함이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변관의 양식에서 종횡으로 질탕한 각법과 입체감이 있는 풍격은 한결 개성을 느끼게 하는 모습을 띄고 있는 점이다.
渾兮其若濁 │ 94x27cm
渾然和氣 │ 26.20
윤종득의 아호는 山下이다. 어느 시인은 산을 이렇게 읊었다.
“山은 바위와 시내를 거느리고 초목과 금수를 말없이 기르며, 누구보다도 태양을 일찍 맞이하고 누구보다도 태양을 늦게 보내며, 낮이면 구름과 동무하고 밤이면 별들과 속삭이며, 발은 땅에 있으되 머리는 하늘에 솟았다.”
이러한 산을 향해 그 아래 살며 그 산의 맥박을 호흡하여 그 모습을 닮고자 하는 의지가 ‘山아래’라는 말의 본뜻인 것처럼 山下는 이제 예술세계의 산을 향해 인외구인印外求印 하는 정신으로 독수일치獨樹一幟 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김양동 │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석좌교수 │산하 윤종득 전각전 2006 │ 백악미술관
擧酒山當席 │ 39x49cm
濤瀨 │ 38x23cm
家在江南黃葉邨 | 19x68
寬則得衆 | 24x59
歸去來辭 33x72
그런 사람 있다 사뢰소서 | 16.5x94
그릴 마음의 가는 길 | 18x92
濃處味常短 淡中趣獨眞 | 29x45
道 닦아 기다리리 | 18x92
도천수 대비가 | 19x66
無何有之鄕 | 23x46
密密堂前柳 | 18x92
百尺竿頭 | 31x77
福兮禍所伏 | 55x28
山雲斷復連 | 25x60
山川相繆 | 40x38
三盃通大道 | 42x29
小塘淸活淨無沙 | 32x55
手種寒梅護一堂 | 25x105
瑟僩赫喧 | 21x59
心善淵 | 31x89
漁父辭 | 44x66
頑且鄙 | 38x94
寓淸干濁 | 22x93
雲密西郊黯然將雨 | 24x60
遊無極之野 | 23x46
赤壁賦 | 23x57
眞空不空 破相亦非眞 | 41x33
코가 아닌 것으로 향기를 맡고
혀가 아닌 것으로 맛을 본다 | 24x56
한용운 시 님의 「손길」 | 32x173
한용운 시 「찬가」 | 22x91